이해관계자 어떻게 관리 할 것인가 이해관계자 어떻게 관리 할 것인가

강승훈 | 2003-10-15 |

탁월한 이해관계자 관리의 결과로 최고의 기업시민(The Best Corporate Citizen)에 선정된 기업들은 경제적 성과 역시 뛰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Strategic Stakeholder Management)를 통하여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성과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살펴본다.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최고의 시민(The Best Citizen)’은 과연 경제적 성과도 뛰어날까? 개인의 경우에서는 단정짓기 어렵겠지만, 적어도 기업에 한해서는 ‘그렇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따르면 이해관계자 관리를 잘하는 이른바 ‘최고의 기업시민(The Best Corporate Citizen)’에 선정된 기업들의 경제적 성과는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밝혀 지고 있다. 즉 최고의 기업시민은 사회적 성과와 경제적 성과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한 지출이 기업가치 하락으로 연결된다는 전통적인 관점이 더 이상 사실이 아님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기업의 이해관계자 관리는 베풀고 마는 자선적이고 소비적인 성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경제적 성과의 형태로 보상 받는 일종의 전략적이고 생산적인 경영기법이 될 수 있다는 시사점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자를 잘 관리하는 기업은 경제적 성과도 뛰어나다

1996년도부터 미국의 비즈니스 Ethics지에서는 매년 Standard & Poor’s 500 지수에 속해 있는 기업을 위주로 기업윤리의 모범이 되는’최고의 기업시민 100(The Best 100 Corporate Citizens)’을 선정하여 발표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선정 기준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기업이 얼마나 이해관계자를 잘 관리하고 있는가?’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비즈니스 Ethics 지는 기업의 이해관계자를 7개의 그룹 즉, 주주, 소비자, 근로자, 지역사회, 자연환경, 소수민족과 여성, 미국 외 지역의 이해관계자로 구분한다. 그리고 각각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해당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점수화 한 뒤, 이를 동일한 가중치로 3년간 평균, 합산하여 그 순위를 정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계속해서 훌륭한 기업시민 리스트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기업을 살펴보면 P&G, IBM, HP 등 대부분이 이른바 초일류 기업으로 일컬어 지는 기업임을 알 수 있다(<표> 참조).

2001년도 1위로 선정된 P&G 는 특히 해외 이해관계자에 대한 관리 측면에서 탁월한 점수를 얻어 1위를 차지하였으며, 2002년도 1위인 IBM은 소수인종 및 여성 근로자와의 관계에서 높은 점수를, 2003년 1위인 General Mills는 지역사회에 대한 공헌도에서 높은 평가를 얻었다. 결국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이해관계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훌륭한 기업으로 선정됨을 알 수 있다.

보다 흥미로운 사실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들 100개의 기업이 경제적 성과 측면에도 타 기업보다 월등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위크지가 발표하는 3년간의 이익률, 매출 성장률, ROE 등 8개의 재무적 성과를 합산한 종합 재무성과 지표를 기준으로 하여 볼 때, 최고의 기업시민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S&P 500 지수에 속해 있는 나머지 기업들보다 10% 포인트 이상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다. 뿐만 아니라 기업가치 측면에서도 4배 이상의 추가적인 시장부가가치(Market Value Added)를 창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의 이점

최고의 기업시민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를 관리하는 과정을 기업 전략의 일부분으로 보고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출을 앞으로의 높은 경제적 성과를 거두기 위한 투자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미래 환경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직이 끊임없이 현재의 그리고 잠재적인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를 전략경영의 틀 속에서 재설정해야 한다는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의 기본 사고와 일맥상통한다.

이와 같은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Strategic Stakeholder Management)가 기업의 수익성이나 기업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 이유로는 다음의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맺고 그것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미래 환경 변화에 대한 예측성을 높일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바라본 이해관계자는 경영환경 그 자체이다. 그들로부터 변화의 가능성을 읽는 것이 가장 정확한 미래 예측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이해관계자들을 기업의 생산이나 제품 개발과 관련된 혁신과정에 참여시킴으로써, 혁신의 성공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소비자를 비롯한 각종 이해관계자들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시킨 혁신이야말로 가장 성공가능성이 높은 혁신이 될 수 있다.

셋째,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 개선 및 신뢰관계의 구축을 통하여 그들의 부정적인 움직임(파업, 불매운동, 언론의 부정적 보도 등)을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이론적인 측면의 이점 이외에도 여러 실증 연구들은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를 통한 기업 시민의식제고의 다양한 이점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01년에 수행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79%가 제품을 구매할 때 그 제품을 제조한 기업이 기업시민의식이 뛰어난 기업인가의 여부를 구매 의사결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36%의 소비자는 기업의 시민의식을 제품 선택시 매우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단 제품의 구매 의사결정 뿐만 아니라 잠재적 투자자의 투자 의사결정도 마찬가지다. 즉 71%의 잠재적 투자자는 투자결정을 할 때, 대상회사의 기업시민의식 정도를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12%의 투자자는 해당 기업의 재무적 성과가 낮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잘 수행하고 있는 회사라면 주식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기업이 이해관계자 관리를 전략적으로 수행한다면, 이를 통하여 수익성 향상을 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 유치를 통한 기업가치 향상에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그러면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인가?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한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자.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를 위한 네 가지 제언


● 제언 1 : 관련된 이해관계자의 범위를 정확히 파악하라

우선 특정의 이슈, 혹은 전략별로 관련되어 있는 이해관계자를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주의할 점은 이해관계자 집단을 성격에 따라 세부적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너무 광범위하게 정의된 이해관계자 집단은 실제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를 수행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근로자 집단에 속해 있다 하더라도 연령대 별로, 성별에 따라, 혹은 정규직인지 비정규직인지의 여부 등에 따라 기업의 정책에 대한 이해관계 및 반응은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세분화 하여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금융기관 사이의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병회사와 피합병회사 노조간의 대립이나, 혹은 비정규직 노조의 설립문제를 두고 정규직 근로자들과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전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 제언 2 : 이해관계자를 협조와 위협의 가능성을 중심으로 파악하라

환경을 위기요인과 기회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하는 일반적인 경영전략 수립 과정과 마찬가지로 이해관계자의 특성 역시 그들의 잠재적인 위협 가능성과 협조 가능성으로 구분하여 파악한다. 이러한 위협과 협조 가능성은 이해관계자 집단의 우리 회사에 대한 태도, 상호의존의 정도 및 방향, 이해관계자 집단의 자원 통제 정도 및 타 이해관계자 집단이나 우리 회사와의 연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파악할 수 있다.

우선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이 우리 회사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 경우 협조의 가능성이 높고,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 경우 위협의 가능성이 높아지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 회사가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에 의존하는 정도가 클수록 그 이해관계자 집단의 영향력이 커지게 되고 관계 단절시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의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나 그 이해관계자 집단이 우리 회사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을 경우에는, 그들의 영향력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게 되므로 협조의 가능성 및 정도도 커질 수 있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자원통제력 측면에서 이해관계자를 분석해보면,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이 주요 경영자원을 통제하고 있을 경우에는 그 집단의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 따라서 그 이해관계자 집단이 우리 회사에 대하여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에는 경영자원 확보가 곤란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그 이해관계자 집단이 우리회사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들이 보유한 경영자원을 독점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짐으로 인해 협조의 가능성 및 그로 인한 효익이 증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연합 가능성 측면에서는 이해관계자 집단이 누구와 연합할 가능성이 높은가에 따라서 잠재적인 위협과 협조의 가능성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특정 이해관계자 집단이 우리 회사와 혹은 우리 회사에 우호적인 다른 이해관계자 집단과 연합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협조 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우리 회사에 적대적인 이해관계자 집단과 연합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반대로 위협의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 제언 3 : 이해관계자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라

파악된 잠재적 위협 가능성과 협조 가능성을 기준으로 이해관계자를 분류하면 <그림> 에서 보는 바와 같이 네 가지 유형의 이해관계자 집단과 그에 따른 전략이 도출된다.

첫번째 유형의 이해관계자 집단은 잠재적인 위협 가능성이 적으며, 협조의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후원형(Supportive)’ 이해관계자 집단이다. 일반적으로 후원형의 이해관계자들을 관리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그들로부터의 귀중한 협조를 최대한 이용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이들에 대한 관리도 특별히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들에 대한 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는 것은 그들을 경영활동 혹은 이슈 속으로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Involve) 전략’이다. 이를 통하여 경영자는 이들의 협조가능성을 극대화 시키는 것이 가능해 진다. 제록스 사가 80년대 초반 원가절감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했을 때, 협조적인 공급업체들을 설계과정부터 생산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킴으로써, 연간 10% 이상의 생산비용을 절감하는데 성공했던 사례는 그 좋은 예이다.

두번째 유형은 위협의 가능성이 높지 않으면서, 동시에 협조의 가능성도 높지 않은 ‘한계형(Marginal)’ 이해관계자 집단이다. 현재 우리 회사와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유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관계자 집단도 특정 사안이나 이슈, 예를 들어 환경오염이나 제품 안정성 문제 등과 관련해서 중대한 영향력을 가지게 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들에 대해서는 주기적으로 ‘관찰하는 (Monitor) 전략’이 유효하다. 기업은 이들을 관찰하면서 이들에 대한 지출이나 자원소비를 최소화 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번째 유형은 협조의 가능성은 낮으면서, 위협의 가능성은 높은 ‘비협조적(Nonsupportive)’ 이해관계자 집단이다. 일반적으로 경쟁업체나, 강성의 노조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에 대해서는 ‘방어하는 (Defend) 전략’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이해관계자들과 관련성이 높은 이슈나 이들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가는 노력을 통해서 충돌의 가능성을 피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P&G 사는 PETA(People for the Ethical Treatment of Animals)라는 동물 보호 단체에서 회사의 동물실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자 1999년 법적으로 동물실험이 요구되는 외의 분야에서 일체의 동물 실험을 중지한다고 발표함으로써 비난을 회피한 바 있다.

네번째 유형은 협조의 가능성과 위협의 가능성이 동시에 높은 ‘혼합형(Mixed-blessing)’ 이해관계자 집단이다. 이들의 예로는 고객이나 일반 근로자, 보완재를 생산하는 외부기업 등이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관리의 성공 여부에 따라 후원형 이해관계자가 되거나 비협조적 이해관계자로 변환될 수 있으므로 ‘협조하는 (Collaborate) 전략’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후원형 이해관계자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HP사의 경우 여성 및 소수인종에 대한 배려를 강화하고, 90년대 컴퓨터 업계에 감원열풍이 몰아치던 시기에 감원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이익분배 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함으로써 근로자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 제언 4 : 계속적으로 이해관계자 집단의 변화를 관찰하라

한 이해관계자 집단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혹은 사안의 성격에 따라 다른 유형의 이해관계자 집단으로 바뀔 수 있다. 즉 사안의 성격에 따라 회사에 호의적인 집단이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적대적인 집단으로 변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이들을 발생 이슈별로,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계속적으로 관찰하여 이해관계자들의 성격을 잘못 파악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영향력이 없다고 판단했던 이해관계자가 다른 이해관계자와의 연합을 통하여 영향력을 증대시킬 수 있음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업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시민단체 등이 언론과의 연합을 통해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상에서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를 잘 수행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과 이해관계자는 신뢰에 기초한 공생적인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아니된다. 다시 말해 장기적 관점에서의 파트너십 형성을 통하여 모든 이해관계자를 후원적인 이해관계자로 바꾸고 이러한 관계를 통하여 기업기치를 향상 시키는 것이 전략적 이해관계자 관리의 궁극적 목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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