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 소비지형도 바꾼다 1인 가구 증가, 소비지형도 바꾼다

고가영 | 2014-01-07 |

우리나라 1인 가구는 1990년 9.0%에서 2010년 23.9%로 지난 20년간 빠르게 증가해 왔으며 1인 가구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주거, 내구재 등 공유 가능한 소비를 1인 가구는 홀로 소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구 구성원의 연령 차이, 소득 차이 등을 제거하고 보았을 때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8% 높게 나타났다.


2인 가구와 비교하여 1인 가구는 다음과 같은 소비 특징을 갖는다. ①주거비는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가장 큰 품목 중 하나이다. 1인 가구의 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20만원으로 2인 가구의 13만원(1인당) 보다 크게 높다. ②주류 및 담배도 1인 가구 소비가 상당히 큰 품목이다. 남성 1인 가구의 주류 및 담배 소비는 2인 가구의 부부합산 소비보다도 크다. ③1인 가구화에 따른 외식비 증가는 27%, 가공식품 소비 증가는 51%에 달했는데 특히 남성 독신 가구에서 소비 증가가 가장 크다. ④의류 및 이미용 소비도 1인 가구에서 10% 가량 많았는데 30대 이하 독신 여성 가구의 소비가 가장 컸다. ⑤독신 가 구는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통신비 및 교 제비 지출을 더 많이 한다. ⑥1인 가구화로 운동 및 문화서비스 소비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고령 1인 가구의 여가 소비는 오히려 줄어든다. ⑦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은 2인 가구보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난다(-24%). 이는 남성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이 여성 1인 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령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도 매우 낮았다. ⑧가전제품은 공유가 가능하기 때문에 1인 가구의 소비지출 부담이 컸다. 품목별로는 PC 소비증가가 가장 컸고, 다음으로 백색가전, TV 순으로 나타났다. ⑨의료 건강 부문의 경우 1인 가구의 소비가 더 적었다. 의약품 소비는 1인 가구가 더 많았지만 병원 서비스 이용이 30, 4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더 낮았기 때문이다. ⑩내구재 중에서도 승용차 및 가구 등 부피가 크고 고가인 품목은 1인 가구화에 따라 소비가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인구고령화가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지만 1인 가구 증가가 이를 상쇄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까지는 고령화에 따른 소비 감소 효과가 -1.6% 이지만 1인 가구화 및 가구원수 감소의 소비 증가 효과는 3.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는 1인 가구화와 고령화 중 어느 쪽의 영향을 크게 받느냐에 따라 품목별 소비에의 영향도 다르게 나타난다. 1인 가구가 주요 가구형태가 됨에 따라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1인 가구화가 가져 올 소비시장의 변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 목 차 >


Ⅰ. 1인 가구화 동향
Ⅱ. 1인 가구의 소비패턴
Ⅲ. 인구 및 가구 구성 변화에 따른 2020년 소비

 


혼자 사는 것이 주된 가구 형태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가 전체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까지만 해도 9.0%에 불과하였으나 2010년에는 23.9%로 높아져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1> 참조). 현재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복지제도가 발달되어 있어 혼자 사는 것이 용이한 북유럽 국가들인 스웨덴, 노르웨이의 47%, 40%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의 26.7%에는 근접한 수준이다(<그림 2> 참조). 더욱이 세계적으로도 1인 가구화 추세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의 1인 가구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화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이 중 경제적 측면에서는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 받고 있다. 홀로 사는 사람의 소비규모나 소비패턴은 2인 이상 가구에 속해있는 사람과 다를 것이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증가는 국내 소비시장에 중요한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Ⅰ. 1인 가구화 동향

 


남성 중년층과 여성 고령층의 1인 가구 빠르게 증가


혼자 사는 상황은 주로 청년기와 노년기에 발생한다. 청년기에 진학과 취업을 계기로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이후 결혼과 출산으로 2인 이상 가구를 형성하지만 자녀가 자립하고 배우자와 사별하게 되면 다시 혼자로 돌아가게 된다. 이에 따라 1인 가구 비중은 30대 이하 청년층과 70대 이상 고령층에서 높게 나타난다. 2010년 기준 1인 가구수가 가장 많은 연령계층은 30대 이하로 160만 가구이며 70대 이상이 79만 가구로 나타나 그 뒤를 이었다(<표 1> 참조).


반면 1인 가구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른 계층은 50대 중년 남성이다. 50대 중년 남성의 1인 가구수는 2000년 10만 가구에서 2010년 29만 가구로 세 배가 되었다. 중년 남성의 1인 가구가 증가한 것은 미혼자 및 이혼자의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50대 남성 중 미혼자 비중은 2000년 1.1%에서 2010년 3.4%로 증가한 바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 증가와 결혼관념 변화로 이혼이 증가한 것 역시 중년 남성 1인 가구 증가를 가속화하고 있다. 50대 남성 중 이혼자 비중은 같은 기간 중 3.3%에서 7.6%로 크게 늘었다. 이혼 후 여성이 자녀를 데리고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혼의 증가는 여성보다는 주로 중년 남성 1인 가구를 증가시킨다.


한편 자녀가 결혼 후 부모를 모시고 사는 경향이 줄어들면서 배우자와 사별 후 혼자 사는 노인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특히 여성 고령층의 1인 가구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남성보다는 여성의 기대수명이 높기 때문이다. 70대 이상 여성의 1인 가구수는 2010년 65만 가구로, 2000년 31만 가구와 비교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8% 높아 1인 가구화는 전체 소비를 늘리는 효과가 있다. 주거, 내구재 등 2인 이상 가구에서는 공유할 수 있는 품목을 1인 가구는 개별적으로 소비해야 한다. 또한 2인 이상 가구는 대량구매로 인한 비용절감과 효율적 소비가 용이하지만 1인 가구는 그러한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 이에 따라 1인 가구의 소비성향은 더 높게 나타나게 된다.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의 2012년 기준 월평균 1인당 소비는 각각 97만원, 77만원으로 1인 가구가 1.3배 더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1인 가구와 2인 이상 가구의 평균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은 분석이다. 성별, 연령별 구성이나 소득수준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인 가구는 소득이 낮은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소비지출이 낮아 보일 수 있다. 또 어린 자녀가 있는 가구와 독신가구의 소비를 비교하는 것도 문제가 있을 것이다.


본 글에서는 1인 가구와 자녀가 없는 동일한 연령대의 2인 가구의 소비 규모 및 상품별 소비 구성을 비교해 보았다. 정확한 비교분석을 위해 두 가구의 성별, 연령별, 소득별 차이를 조정해서 1인당 소비를 환산하였다. 2012년 기준으로 1인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146만원, 소비는 114만원으로 평균 소비성향이 77.8%로 나타났다. 반면 2인 가구의 1인당 가처분소득과 소비(소득 조정 전)는 각각 139만원, 100만원이고 평균 소비성향은 71.8%로 1인 가구보다 낮게 나타났다(<그림 3> 참조). 2인 가구의 소득이 1인 가구와 동일하다고 가정 했을 때 1인당 소비규모는 105만원이 된다. 즉, 2인 가구의 1인 가구화에 따라 전체 소비는 8% 증가하게 된다.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소비수준 차이가 가장 큰 연령층은 30대 이하였다(<표 2> 참조). 30대 이하 1인 가구의 한달 소비지출은 평균 140만원으로 30대 이하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인 112만원보다 25% 높았다. 50대 이상 가구도 1인 가구의 소비가 8~18% 더 많았다. 반면 예외적으로 40대 1인 가구의 소비는 같은 연령 2인 가구 소비보다 10% 낮았다. 40대 1인 가구는 평균적인 혼인 시기를 지나 장기적으로 독신 상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혼 전 소비를 마음껏 즐기는 30대 1인 가구와 달리 계속해서 혼자 살 가능성이 높은 40대 1인 가구는 노후를 대비하여 상대적으로 소비를 덜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Ⅱ. 1인 가구의 소비패턴

 


1인 가구는 전체 소비지출의 규모뿐 아니라 품목별 소비지출에 있어서도 2인 가구와 차이를 보인다. 2인 가구와 비교하여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큰 품목을 순서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그림 4> 참조).


① 2인 가구와 가장 큰 차이는 주거비


2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가장 큰 품목은 주거비이다. 1인 가구의 주거비 지출은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에 비해 62%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1인 가구는 주거 점유형태가 월세인 비중이 높아2 직접적인 주거비 지출이 크지만 자가나 전세 가구의 경우에도 간접적으로 주거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은 고려될 필요가 있다.


주거 점유형태가 자가소유 혹은 전세인 경우에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임대하여 받을 수 있는 금액, 즉 월세 평가액으로 환산해서 주거비를 계산해보면 1인 가구화에 따라 주거비가 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거주주택의 자산가치도 1인당으로 따져보면 독신가구가 더 크다.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가 거주하는 주택의 자산가치는 2012년 평균 1억 4천만원으로 2인 가구 거주주택의 1인당 자산가치인 9천 4백만원보다 48% 높았다(<그림 5> 참조).


1인 가구의 주거비가 높은 이유는 1인당 필요한 주거면적이 더 넓기 때문이다.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거실, 부엌, 화장실 등을 공유하기 때문에 1인당 필요 면적이 적다. 인구주택총조사의 주거용 연면적을 살펴보면 1인 가구의 평균 주거면적은 70㎡로 2인 가구의 1인당 주거면적 40㎡보다 75% 넓다.


② 술과 담배 소비에 많은 지출


주거 다음으로 차이가 큰 품목은 주류 및 담배이다. 1인 가구의 주류 및 담배 소비지출은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보다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주류 소비가 30%, 담배 소비가 64% 차이가 났다(<그림 6> 참조).


특히 남성 1인 가구의 주류 및 담배 소비는 2인 가구의 부부 합산 소비보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남성의 음주, 흡연 경향이 높은 것을 감안할 때 배우자와 함께 사는 남성보다는 혼자 사는 남성이 담배도 더 많이 피우고 술도 더 많이 마시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혼자 사는 남성의 술과 담배 소비가 높은 것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설명된다. 먼저 혼자 살수록 외로움을 느끼기 때문에 음주와 흡연 경향이 높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팀에 따르면 외로움은 알코올 중독이나 하루 15개피의 담배 흡연 등 조기사망을 높이는 행위를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결혼 후에는 배우자의 선호에 따라 음주와 흡연을 줄이는 경향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③ 외식을 하거나 가공 식품을 선호


혼자서 사는 사람은 집에서 직접 요리를 하기보다는 외식을 하거나 가공 식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높다. 이는 1인분의 식사를 조리하는 것이 조리 시간이나 비용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1인분의 양에 맞는 식재료를 구매하기도 쉽지 않아 외식을 하거나 도시락, 반찬 등 이미 조리된 식품을 구매하는 것이 경제적일 수 있다. 1인 가구의 외식비는 월평균 17만원으로 2인 가구의 1인당 외식비에 비해 27% 많고 즉석·동결식품, 조리된 반찬 등 가공식품의 소비는 51% 많았다(<표 3> 참조). 연령별로 보면 30대 이하에서 1인 가구화에 따른 외식비의 증가가 가장 높았다. 이는 청년층에서 사교모임이나 교제 등이 활발한 데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여성보다는 남성 1인 가구의 외식비 지출이 크다. 남성 1인 가구의 한달 평균 외식비는 22만원이고 여성 1인 가구의 외식비는 12만원이었다. 반면 식료품 소비는 남성보다는 여성 1인 가구에서 높게 나타났다. 혼자 사는 남성은 집에서 음식을 하기보다는 외식을 주로 하고 여성은 혼자 살면서도 직접 요리를 하는 성별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④ 개인 미용에 돈을 아끼지 않는 독신 여성


의류 구입과 이미용 상품 및 서비스(화장품, 미용실 이용 등) 소비는 1인 가구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데 이는 여성 1인 가구의 소비가 매우 높은 것에 기인한다. 1인 가구의 의류 소비는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에 비해 12% 많았으며 이미용 소비는 10% 높게 나타난다. 특히 젊은 여성의 의류비 지출이 많았다. 30대 이하 여성 1인 가구의 의류에 대한 한달 평균 지출은 15만 7천원으로 30대 이하 2인 가구의 부부 합산 의류비 지출 19만원(1인당 9만 5천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표 4> 참조). 반면 남성 1인 가구의 의류 소비는 여성 1인 가구 지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미용 관련 소비도 여성 1인 가구에서 높다. 여성 1인 가구의 이미용 소비는 5만 7천원인 반면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는 3만 6천원이어서 여성은 결혼 후 이미용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미혼 여성은 기혼 여성에 비해 직장에 다니는 비율이 높고 사교 및 교제의 필요성도 크기 때문에 의류 및 미용 소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⑤ 사회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 사교활동에 적극적


1인 가구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사회적 연계를 중요시하는 소비도 커지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온라인 네트워크는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용이한 수단이다. 집에 혼자 있어도 인터넷과 통신기기를 사용해 언제든지 친구들 혹은 낯선 사람들과 신속하게 소통할 수 있다. 1인 가구의 통신 지출은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보다 10% 높았다(<그림 7> 참조).


한편 혼자 사는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서만 타인과 접촉하는 것은 아니다. 친구와 친지 등과 교제를 유지하는 데 소비되는 지출인 교제비는 1인 가구에서 11%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1인 가구의 외식비가 높은 것도 혼자 사는 사람들이 집 밖에서 왕성한 사교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독신자들과 혼자사는 사람들이 결혼한 사람들보다 술집이나 댄스클럽에 가는 횟수가 2배 많았으며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더 자주하고 공적인 행사에 더 자주 참석한다는 분석이 제시된 바 있다.


⑥ 남자는 운동, 여자는 문화서비스 및 애완동물 선호


전체 오락문화 지출로 볼 때 1인 가구의 소비는 2인 가구의 소비와 큰 차이가 없지만 세부 항목별로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1인 가구는 운동을 많이 하고 음악 및 미술 등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1인 가구의 운동관련 소비지출은 2인 가구 1인당 소비에 비해 16% 많았고, 문화서비스 소비는 33% 높게 나타났다.


다만 운동과 문화서비스 소비에 있어 남녀간에 차이가 존재한다. 운동 지출은 남성 1인 가구가 여성 1인 가구보다 많았고 문화서비스 지출은 반대로 나타난다(<그림8> 참조). 연령별로는 운동과 문화서비스 모두 젊은층에서 1인 가구화에 따른 소비 증대효과가 큰 반면 고령층은 높지 않았다. 즉, 한국의 고령층은 혼자 사는 경우 운동, 문화서비스 등 여가 생활을 거의 즐기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70세 이상 1인 가구 중 여가소비를 전혀 하지 않는 비중은 51.5%로 절반을 넘었다.


혼자 사는 외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애완동물 관련 지출은 1인 가구에서 2인 가구보다 69% 높게 나타났다. 특히 여성 1인 가구의 애완동물 관련 소비는 2인 가구 부부 합산 소비보다도 크다.


⑦ 남성은 혼자서는 여행을 하지 않는다


혼자 사는 사람은 자유롭게 여가를 즐길 수 있고 이에 따라 여행 관련 소비도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은 그리 높지 않다. 1인 가구의 여행비 지출은 오히려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보다 24%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표 5> 참조).


특히 여성보다 남성 1인 가구의 여행 소비지출액이 매우 낮았다. 남성 1인 가구의 월평균 여행 지출액은 1만 5천원으로 여성 1인 가구의 월평균 지출액인 3만 4천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여성 1인 가구 중에서도 30대 이하의 여행 지출은 7만 2천원으로 유달리 높게 나타났다. 이는 미혼 여성의 경우 기혼자나 미혼 남성에 비해 직장 및 가족관계에 얽매이는 경향이 낮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젊은 여성일수록 패키지 여행 등을 통해 혼자 여행을 하거나 친구들과 같이 여행을 떠나는 사례가 많다.


반면 고령 1인 가구는 남성과 여성 모두 여행비 지출이 매우 작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를 경험한 일본에서 일어난 현상과 대조적이다. 일본에서는 고령층에서 배우자와 동반하지 않은 패키지 형태의 독립된 여행 수요가 늘면서 1인 가구화로 여행소비가 오히려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반면 한국의 고령층은 아직 부부단위의 여행이 일반적이며 독신 가구의 여행 수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⑧ PC, 백색가전, TV 순으로 전자제품 수요 증가


가전제품은 가구 구성원이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가구원수가 많을수록 1인당 지출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특히 가전제품의 종류에 따라서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2인 가구에 비해 1인 가구의 PC 소비가 38%, 세탁기, 냉장고 등 백색가전 소비가 16% 높았고, TV 소비는 6%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그림 9> 참조).


PC는 기능의 다양성은 강화되고 노트북의 발달로 점차 소형화되는 추세여서 혼자 사는 가구에서도 보유하는 경향이 높다. 백색가전 소비는 PC소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1인 가구에서도 높게 나타난다. 최근에는 혼자 사는 사람들을 타깃으로한 1인용 밥솥, 세탁기 등이 연달아 출시되고 있으며 가격에 대한 부담도 낮기 때문에 1인 가구의 구매의사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방송 시청은 점차 PC, 모바일 기기를 통해서도 가능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TV가 아닌 PC, 핸드폰 등으로 방송을 보는 ‘제로 TV’ 가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1인 가구화에 따른 TV 소비 증대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⑨ 젊은 독신가구는 병원보다는 약국을 이용


의료, 건강부문은 1인 가구화에 따라 소비가 줄어드는 부문이다. 1인 가구의 의료건강 관련지출은 2인 가구의 1인당 지출보다 8% 낮다. 의료 지출 내에서도 의약품 등 간단한 의료 소비는 1인 가구가 더 많았지만 외래 진료비, 입원비 등 직접 병원을 방문함으로써 발생하는 비용은 더 적게 나타난다. 다만 연령별로는 병원서비스 이용에 차이를 보인다. 30, 40대 연령층에서는 1인 가구의 병원서비스 지출이 매우 낮지만 50대 이상에서는 높게 나타난다(<표6> 참조). 혼자 사는 젊은층은 아파도 병원을 가기보다는 약만 복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1인 가구의 주류 및 담배 소비가 높은 것과 마찬가지로 결혼 전에는 상대적으로 건강관리에 소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병원서비스에 대한 고령 1인 가구의 지출이 높은 것은 가정에서 간병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병원 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현상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70세이상 1인 가구의 병원서비스 지출은 같은 연령 2인 가구에 비해 20% 높게 나타났다.


⑩ 자가용 수요는 크게 감소


내구재는 공유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1인 가구의 지출 부담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가전제품의 경우 실제로 1인 가구 소비가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보다 크게 나타났다. 그러나 같은 내구재라 하더라도 자동차와 가구류(furniture) 소비는 오히려 1인 가구 소비가 더 낮다. 1인 가구의 자동차 관련 지출은 2인 가구의 1인당 소비에 비해 31% 낮으며 가구 소비는 1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혼자 살면서 자동차를 아예 보유하지 않는 경향이 다른 내구재에 비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의 자동차 보유비중은 32.6%에 불과해 2인 가구 보유비중인 69.5%에 비해 크게 낮았다. 혼자일 때는 값 비싸고 유지비도 많이 드는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주로 이용하다가 결혼 이후에야 비로소 차를 구입하는 경향이 크다.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비는 1인 가구가 3만 3천원으로 2인 가구 1만 7천원(1인당)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았다(<그림 10> 참조).


또한 혼자 살게 되면 부피가 크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가구류에 대한 필요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혼자 사는 집에는 거실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소파의 필요성이 줄어든다. 또 작은 집에 크고 무거운 장롱을 놓는 대신 가벼운 옷걸이 행거로 대체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주로 월세에 사는 것도 가구류 소비를 낮추는 요인이다. 가구는 주로 집의 크기와 형태에 맞춰 구매하기 때문에 이사를 자주 다니거나 자신의 집에 사는 것이 아닌 경우 구매 유인이 낮아지게 된다.

 


Ⅲ. 인구 및 가구 구성 변화에 따른 2020년 소비

 


2020년까지 인구구성 변화에 따른 소비 증가 효과, 2.1%


향후 1인 가구의 증가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통계청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전체 가구에서 1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9.6%, 2030년 32.7%로 꾸준히 늘어나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인 가구화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비둔화를 상쇄하고 전체 소비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대비 2020년 가구구성 변화에 따른 소비 변화를 추정해보면 고령화는 소비를 -1.6% 낮추지만 1인 가구 및 가구원수 감소는 전체 소비를 3.1%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그림 11> 참조). 이에 따라 인구구조 및 가구구성 변화에 따른 전체 소비 증가 효과는 2.1%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분석 방법은박 스 참조).


1인 가구화는 인구 고령화와 함께 품목별 소비 구조 변화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전체 소비를 추정한 것과 마찬가지로 2020년 가구구성 변화에 따라 품목별 소비지출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계해보았다.


분석 결과 주택유지 및 수선, 곡물, 신선식품, 의약품, 화훼 및 애완용품 등이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증가세가 높게 나타났으며, 교육, 출산관련 서비스, 유아용품, 고칼로리식품, 정보통신장비 등이 소비감소가 큰 품목으로 나타났다(<표 7> 참조).


주택유지 및 수선은 1인 가구화에 따른 효과와 인구고령화에 따른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인구 및 가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 증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품목이다.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주택의 자가 소유하는 경향이 높고 노후한 주택의 수리 관련 지출을 많이 한다. 2012년 대비 2020년 주택 관련 수요 증가 효과는 2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곡물, 신선식품, 의약품 등은 1인가구화 효과와 인구고령화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훼 및 애완동물, 육상운송, 가전제품 수요도 1인 가구화 효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품목이다.


반면 교육, 출산, 유아용품 등은 인구고령화에 따른 소비 감소효과가 -10% 이상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 밖에 정보통신장비, 자동차, 운동 및 오락서비스 등도 고령화에 따른 소비감소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소비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한만큼 기업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화 속도에 맞는 제도 및 인프라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사회·경제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가구화에 대응하지 못한 예로 대형아파트 공급 과잉현상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이후 아파트 공급이 중·대형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평형별 주택수급의 차질이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도 1인 가구화에 따른 소형 주택 수요가 계속 늘어날 여지가 큰 만큼 소형 주택, 쉐어하우스 등 주택시장의 공급 다변화 정책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사회적 고립을 피하기 위해 젊은 1인 가구는 PC, 통신기기를 사용하여 사회적 관계유지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노인 1인 가구는 관련기기의 사용에 익숙하지 않다. 고령층의 IT 교육을 확대하고 고립과 소외를 이겨낼 수 있도록 지역 커뮤니티 및 문화시설을 늘릴 필요가 있다.


1인 가구의 전반적인 병원서비스 이용도는 낮지만 그 중에서도 고령 가구는 간병할 사람이 없어 병원에 입원하는 경향이 높다. 향후 병원서비스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관련 서비스의 확대 및 의료제도 정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의 확산은 전체 소비규모를 늘리는 요인이지만 효과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는 없다. 1인 가구의 증가는 결국 저출산·고령화로 이어지면서 미래 소비여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앞서 가구구성 변화에 따른 소비변화를 추정해본 결과, 2020년 가구구성을 가정하면 1인 가구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소비가 2.1% 높아지지만 2030년에는 고령화가 소비에 미치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욱 커져 전체소비도 -0.9%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기적인 소비수요 둔화를 극복하기 위한 수요 확충 방안을 고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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