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 얼마나 오르나 하반기 금리 얼마나 오르나

조영무 | 2004-04-22 |

미국 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국내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금리 상승 압력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연내에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낮고 채권 공급도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보여 향후 시중금리는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최근 시중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3월 중순 이후 불과 한달 사이에 미국채수익률은 0.7% 포인트나 급등했고 국내 시중금리도 상승세로 전환되었다(<그림1> 참조). 또한,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상 여부 및 그 시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아래에서는 향후 예상되는 금리 상승 압력을 살펴보고 금리 변화를 전망해 본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시기 앞당겨 질 전망


지난 3월 중순까지만 해도 미국의 연내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였다. 3월 16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미 연준)는 만장일치로 연방기금금리를 1% 수준에서 동결하면서 ‘신축적인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생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규 고용이 지체되고 인플레 위험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가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면서 상황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2월 4만 6천명 증가에 그쳤던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가 3월에는 30만 8천명이나 늘었고, 3월 소매판매도 월가의 기대치를 두배 이상 상회하면서 1.8%나 증가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여전히 낮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경우 11월 대선 이후에야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최근 그린스펀 미 연준 의장이 ‘대부분의 금융기관들이 보다 높은 금리에 대한 대응준비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본다’고 밝히는 등 미국의 조기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연방기금선물(Federal Funds Futures) 가격은 이러한 전망 변화를 잘 반영하고 있다(<그림2> 참조). 연방기금선물은 미국의 정책금리인 연방기금금리(Federal Funds Rate)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로서 향후 연방기금금리 수준에 대한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에 의해 가격이 결정된다. 연방기금선물에 반영된 향후 미국 정책금리 전망치를 살펴보면, 3월 중순 미 연준의 금리 동결 직후에는 금리 인상 전망이 약화되면서 연말까지 0.25% 포인트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했었다. 그러나, 호전된 경제지표가 발표된 이후인 4월 중순에는 금리 인상 전망이 다시 힘을 얻으면서 3분기까지 0.25% 포인트, 연말까지 0.5% 포인트 이상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 시중금리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정책금리가 인상되는 가운데 막대한 재정적자로 인해 국채 발행도 늘어날 것으로 보여 채권 수급 악화가 예상된다. 또한,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미국채 등 미국의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 비중 확대와 국내외금리 동조화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시장내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내외 금리의 동조화가 더욱 뚜렷해져 향후 미국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국내금리 상승 압력도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금리와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2002년 이후 미국금리가 하락하면 국채선물 매수를 늘리고 미국금리가 상승하면 국채선물 매도를 늘리는 매매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그림3> 참조). 올해 들어서는 미국채수익률과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순매수 잔고의 상관계수가 -0.77에 달하고 있다. 최근 미국금리 상승 이후 나타난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채선물 순매도는 국내외 경기 동조화 및 환율 변화에 대한 전망을 반영한 결과로 보인다. 즉, 미국경기가 회복(미국금리 상승=미국 채권가격 하락)되면 수출이 늘어나 국내경기도 호전(국내금리 상승=국내 채권가격 하락)될 것이므로 국채선물을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금리가 상승하면 달러화 약세가 완화될 수 있으므로 원화자산 매각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대목은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될수록 국내외금리의 동조화가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SK글로벌 사태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던 2003년 상반기를 제외하면, 국채선물 시장 내 외국인 비중이 높아질수록 외국인 국채선물 거래와 국내금리의 상관관계가 뚜렷해짐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4> 참조). 실제로 올해 들어서는 국채선물 시장 내 외국인 비중이 빠르게 높아지면서 외국인들의 국채선물 매매에 따라 국내금리가 움직이는 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미국금리가 상승하면서 외국인들이 국채선물을 매도하자 반대 포지션에서 선물을 매수한 시장참가자들이 위험을 헷지하기 위해 국채현물 시장에서 채권을 매도한 결과, 국내금리도 상승한 것이다(자세한 내용은 LG주간경제 774호, ‘채권시장의 Wag The Dog’ 참조).


최근의 국채선물 시장 내 외국인 비중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향후 미국금리 상승은 국내금리에 상당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2004년 3월 기준 상장채권 총액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0.6%에 불과한 반면, 국채선물 순매수 잔고 중 외국인 보유 비중은 56%에 달한다. 이렇게 외국인 채권 투자 자금이 채권현물보다 국채선물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선물의 특성상 거래 대상이 표준화된 소수의 상품으로 한정됨으로 인해 거래 및 현금화가 용이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 및 물가 상승도 금리 상승 요인


장기적으로 명목금리는 경상성장률(실질성장률+물가 상승률) 수준에서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경상성장률은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시에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의 성격을 지니므로 균형 명목금리 또는 적정 명목금리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회사채수익률 추이를 살펴보면 외환위기 당시를 제외하고는 장기적으로 경상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해 온 것으로 나타난다.


 성장률 측면에서 현재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적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중반 이후의 경기 회복 속도와 폭은 내수 회복 정도와 수출 호조세의 지속 여부에 달려있지만 점차 고용 및 소득 개선, 설비가동률 상승 등 수출의 성장 견인 효과가 확산되면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물가 측면에서도 올해 1분기에 원유를 비롯한 국제원자재 가격과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지수와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3.2%와 4.1% 상승했다. 이라크 정정 불안 등으로 올해 유가가 WTI 기준 평균 33.6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앞으로 공공서비스 요금도 인상될 것으로 보여 물가는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향후 예상되는 경기 회복 및 물가 상승세 역시 시중금리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은의 연내 콜금리 인상 가능성 낮아


앞서 살펴 본 요인들로 미루어 볼 때, 향후 시중금리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하더라도 한국은행이 올해 안에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에 물가불안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최근의 물가 상승 압력은 수요 측면보다 유가 및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비용 측면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자세한 내용은 LG주간경제 776호, ‘물가불안 어느 정도인가’ 참조). 따라서 현재의 물가 상승 압력에 총수요 억제 효과가 있는 금리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상승률에서 유가 및 농산물가격 상승 분을 제거한 근원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율은 전년동기대비 2.8%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인 2.5~3.5%와 비교하면 아직 높지 않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설령 향후 국내경기가 회복세를 나타내더라도 정책금리 인상이 필요할 정도로 총수요가 급증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목표 콜금리를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콜금리가 인상되었던 시기들을 살펴보면, 콜금리 인상 이전에 공통적으로 상당 기간 동안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크게 상회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비, 투자, 수출 등의 수요가 경제의 적정 공급 능력을 상당 기간 상회함으로써 총수요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이후에야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으로써 대응했음을 나타내는 결과이다.


올해 경기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잠재 성장률에 크게 못 미쳤던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이상으로 높아지더라도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정도는 과거 콜금리 인상 시기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4분기에는 성장률이 소폭 하락하면서 그 폭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책금리는 향후 물가상승 압력에 대한 한국은행의 판단과 대응 방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 금리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채권 공급 크게 늘지 않을 전망


하반기 이후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다소 늘어나겠지만 정부 부문의 채권 발행 규모는 도리어 줄어들어 양호한 채권 수급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도 시중금리의 완만한 상승을 전망하는 배경이다.
먼저,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필요성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다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수요를 측정하기 위하여 자금수요압력지수를, 기업의 실제 외부 자금조달 규모를 측정하기 위하여 자금조달지표를 구해 보았다. 자금수요압력지수는 기업의 외부 자금조달 수요가 설비투자를 확대할 경우 늘어나고 수출 등 매출이 호조를 보일 경우 줄어든다는 사실을 반영한 지수이다. 자금수요압력지수와 자금조달지표 추이를 비교해 보면, 자금수요압력지수가 기업의 실제 외부 자금조달 규모를 비교적 잘 반영하며 움직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5> 참조). 당 연구원 전망에 의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11.9%로 늘어나는 반면, 수출증가율은 상반기 34.7%에서 하반기 10.4%로 감소하여 자금수요압력지수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 회사채 발행 또는 은행차입 등을 통한 외부 자금조달 규모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통안채는 하반기에 경상수지 흑자가 줄어들면서 발행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안채 발행액과 경상수지 추이를 비교해 보면, 외환위기 이후의 통안채 발행 규모는 경상수지 흑자와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다(<그림6> 참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로 인해 대외부문을 통한 통화공급이 늘어날 경우 한국은행은 통안채를 발행하여 시중유동성을 흡수함으로써 통화증발 압력을 완화시켜 왔기 때문이다. 당 연구원 전망에 의하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올해 상반기 132억 달러에서 하반기 39억 달러로 줄어들 것으로 보여 그 만큼 통안채 발행 필요성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고채의 경우, 올해 시장소화 방식으로 발행될 예정인 국고채 44조 1천억원 중 외환시장 안정용, 예비 수요분을 제외하고 자금수요 시기가 미리 정해진 국고채는 30조 5천억원이다. 이 중 1분기에 발행될 물량은 9조 2천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1분기에만 13조 7천억원에 달하는 국고채가 발행되었다. 또한, 연간 발행 한도가 7조 8천억원인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는 이미 5조원이나 발행되어 현재 잔여 한도가 2조 8천억원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올해 하반기 이후의 국고채 발행 규모가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중금리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


결론적으로, 향후 시중금리는 미국금리 상승, 국내경기 회복, 회사채 발행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상승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연내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 않고 채권 수급 상황이 크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 5.4% 수준이었던 3년 만기 회사채수익률은 올해 상반기 5.5%, 하반기 5.8% 수준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한편, 장단기금리차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지 않고 시중자금 단기화로 단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장기금리에 비해 단기금리의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모기지론 도입으로 인해 주택금융공사 발행 장기채권이 늘어나는 것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회사채 발행은 늘어나는 반면, 국고채 발행은 도리어 줄어들 것으로 보여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금리인상에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총수요 측면보다 비용 측면에서 발생한다면 금리 조정보다는 비용측 요인에 영향을 미치는 생산성 증대 등의 미시적인 접근이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신용불량자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가계부채 급증으로 인한 가계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상승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극도로 소비지출을 억제하고 부채 줄이기에 주력하고 있는 가계의 재무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가능하면 금리인상을 억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끝-

관련 보고서